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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변호사실무수습제도의 중요성
작성일 2013-10-10 (목) 14:22
출처 법률신문
ㆍ조회: 83  
국회가 주도하는 사법개혁 논쟁이 법원과 검찰의 제도개선에 치중하다 보니 여론의 관심 밖에 머물러 있는 것이 변호사관계법 이슈들이다. 최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들이 변호사시험만 합격하면 곧바로 변호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위)의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개위 산하의 변호사관계법 소위 초안에 따르면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는 실무수습 없이 곧 바로 변호사등록이 가능하도록 하되 단독으로 개업을 하거나 법무법인의 파트너로 개업하는 경우에만 6개월의 실무수습의무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변호사업계를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이 초안에 대하여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모양이다. 국회의 기본적인 입장은 일단 로스쿨을 졸업하여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라면 당장 변호사활동을 하다라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보는 것 같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많은 숫자의 변호사를 배출하여 법률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는 듯 하다. 입법부의 이러한 시각에도 일리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재고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로스쿨제도가 도입된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법조일원화(法曹一元化)다. 일정기간 변호사로 활동하여 역량과 인격이 검증된 사람이 판사나 검사와 같은 공직에 진출하도록 하여 법조 상호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 사법적 결정에 국민적인 신뢰를 담보하겠다는 원리다. 그렇다면 자질과 능력 그리고 윤리의식을 갖춘 변호사를 확보하고 배출하는 것은 법조일원화의 기본적인 조건이다. 그런데, 변호사시험만 합격하면 곧 바로 변호사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은 법조계에 진출하는 자에 대한 자질과 능력 그리고 윤리의식을 검증할 시스템을 전혀 갖추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는 ‘정화 필터(filter) 없이 개울물을 정수하려는 시도’만큼이나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검증되지 않은 변호사들이 법률시장에 뛰어 들어 고객들의 소중한 재산과 고귀한 신변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변호사가 욕을 먹으면 사법부 전체가 매도 당할 것이 뻔하고 법조일원화도 묘연해진다.

따라서,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라도 일정기간 철저한 변호사실무수습을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변호사업계의 이러한 요구를 사실상 변호사 숫자를 제한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이는 근시안적인 태도다. 간단한 예로 공인회계사의 경우를 보자. 공인회계사로 등록이 되려면 소정의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유관기관에서 2년 내지 3년 이상 실무수습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아무도 이를 가리켜 공인회계사의 숫자를 제한하려는 일이라고 비난하지 않으며, 공인회계사의 수효가 부족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수습제도를 공인회계사로서의 능력을 함양하고 자질을 검증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여긴다. 공인회계사가 이러하거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사법시스템을 일선에서 담당하는 변호사의 경우라면 더 더욱 필요한 절차가 아닌가? 영국의 경우에는 2년의 수습기간을 거쳐야 변호사로서 활동할 수 있고, 가까운 일본에서도 1년의 수습기간을 두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변호사 실무수습기간을 극도로 단축시키거나 그 대상마저도 개업변호사로 축소하여 실무수습제도 자체를 형해화(形骸化) 시키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국회는 아무래도 로스쿨제도가 도입된 취지를 잘못 이해하거나 적어도 변호사 실무수습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변호사 실무수습제도에 관한 한, 국회가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주기를 바란다.  

                                  ---------  법률신문 2011. 4.25. 게재
                                                    윤배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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