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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경찰의 총기사용은 자제돼야 한다
작성일 2013-10-10 (목) 14:22
출처 법률신문
ㆍ조회: 66  
조현호 경찰청장이 지난 9일 전국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취객이 관공서에 난입하여 흉기를 휘두르는 위급상황이나 조직폭력배를 제압하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총기를 적극 사용하라’라는 지시를 내렸다.

조현호 경찰청장의 이러한 지시가 내려진 배경을 보면 충분히 공감이 간다. 특히, 이번 지시의 기폭제가 된 서울 관악경찰서 산하 난우파출소에서 발생한 취객의 난동사태를 보면 담당 경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사실 몇 년 전부터 공권력을 무시하는 사례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한밤에 음주운전자나 취객들이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벌이는 행패와 난동은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검찰이나 경찰 등 공권력에 대한 존경심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 동안 검찰과 경찰은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적극적으로 적용하여 기소하여 왔다. 법원도 이에 호응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범들에 대한 엄한 단죄를 하여 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사회에 만연한 공권력에 대한 무시 혹은 비하의 풍조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조치의 필요성이 논의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일선에서 일하는 경찰관들에게 총기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대처하라는 방침을 정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다. 물론 경찰의 임무 중에는 적극적인 치안유지도 포함된다.

그러나, 평시의 경우 경찰이 담당하는 것은 소극적인 질서의 유지이다. 이를 통하여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공권력을 행사하더라도 자제함으로써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대규모 시위가 있더라도 경찰은 가능한한 평화적인 시위를 보장하고 공권력의 행사를 자제한다. 공권력의 행사도 시위대의 폭력에 대한 소극적인 대응이 원칙이다. 최루탄 발사, 곤봉의 행사 등은 최후에 사용하여야 할 진압방식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국가 사회의 안녕질서를 해칠 커다란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 예컨대, 음주상태에서 몸과 마음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한 개인이 그것도 파출소나 지구대 내부에서 피우는 난동 등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총기를 사용하여 대응하는 것은 과잉대응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물론 경찰은 이번 조 청장의 지시는 공무를 담당하는 경찰관에게 갑작스럽게 닥치는 신변의 위험에서 벗어나거나 조직폭력범의 검거와 같은 경우에 한한다고 반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조 청장의 이번 지시를 통하여 일선에서 일하는 경찰관들에게 줄 영향이다. 경찰총수가 직접 나서서 “나약한 경찰관은 조직에서 남아 있지 않도록 하겠다”는 발언은 일선 경찰관들에게 상당한 심리적인 부담을 주게될 것이다. 그만큼 경찰관들은 과잉대응의 유혹에 빠질 것이다.

따라서, 경찰은 경찰총수의 이번 지시가 일선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심해야 한다. 파출소나 지구대에서 발생하는 취객난동에 대하여는 경찰 내에서 대처 메뉴얼을 개발하고 이를 숙지하고 훈련하는 방법으로 대처하면 족하다.  


                                    ---------  법률신문 2011. 5. 16. 게재
                                                        윤배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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