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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공직선거법의 미비점, 보완해야
작성일 2013-10-10 (목) 14:23
출처 법률신문
ㆍ조회: 127  
요즘 통합진보당의 사태를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 의혹을 둘러싼 전쟁 때문이다. 당내에서 문제 제기가 있자 지도부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당부정선거진상위원회가 조사를 벌였고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경선이 총체적인 부정선거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위장 당원에 의한 투표, 대리 투표 등의 의혹이 일부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응당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진상위원회의 조사 내용과 보고 결과에 따라 합리적인 후속조치를 논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이 후의 사태 진행을 보면 공당이 취해야 할 궤도를 빗나가도 한참 빗나가고 있다.
지난 4일과 5일 있었던 당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당권파로 지목된 이정희 공동대표는 비례대표제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의 자진 사퇴를 포함한 모든 조치에 반대했다. 비당권파의 합리적인 설득과 반박에도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이 대표는 진상위원회의 조사 보고서를 가리켜 당원들에 대한 무고라고까지 주장했다. 당에서 자체적으로 구성한 위원회에서 조사한 내용을 완전히 부정한 것이다.

이러한 자기 부정은 어떤 수사나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더욱이 국정의 일부를 책임지고 우리나라 진보 진영의 정치성을 대표한다는 정당의 행태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진보통합당이 ‘진보’적으로 해결해 주길 기대하면서 무기력하게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몇 가지 입법적인 미비점에 주목한다. 첫째, 이번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에서 나타난 부정행태를 현행 공직선거법의 규정(동법 제57조의 2 내지 7)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당내 경선에서 후보자 매수나, 선거운동 제한 등의 문제가 아니라 대리투표 등의 문제에는 선관위가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당내 경선이라도 하더라도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결집되는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에 부정의 소지를 남겨두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비례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 당선자의 신분이다. 통합진보당의 소속으로 2번 및 3번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이석기 및 김재연 당선자가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을 비롯한 일부 당권파의 주장대로 진상위원회의 조사 내용이 부실하고 보고서가 편파적일 수 있다. 그러나 부정 경선의 의혹 중 밝혀진 것이 설령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통합진보당의 도덕성과 투명성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진상위원회의 보고 내용처럼 경선 과정에서 부정이 개입되었다면 이들은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한 상태로 국회의원 당선자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마땅히 사퇴하여야 한다. 민주 정치의 요체요 핵심인 정당성이 확보되지 아니한 자가 무슨 낯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신성한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하겠다는 말인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자진 사퇴하는 것이 순리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이 국회임기 시작 전에 출당되거나 자진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를 강제할 아무런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입법 불비로 치부하기 어려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통합진보당의 경선사태에서 드러난 입법적인 불비나 미비점은 19대 국회에서 진지하게 논의하여 보완하여야 한다. 아무리 통합진보당의 자체 정화 노력을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하더라도,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국회의원이 국회에 등원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법률신문 2012. 5. 14. 게재    윤배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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