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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조정을 보고
작성일 2013-10-10 (목) 14:22
출처 법률신문
ㆍ조회: 372  
경찰에게 독자적인 수사권을 인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 왔던 정치적 사안이었다. ‘정치적 사안’이란 말은 관련된 양 당사자간의 이해관계를 조절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극적인 타결을 이룬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문제 역시 온갖 우여곡절 속에 청와대의 개입을 통하여 간신히 이루어졌다. 그 동안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둘러싸고 나타난 이론적 논거와 현실적인 제약 등 양 당사자가 제시한 각자의 논쟁의 틀은 치열하고 정밀한 만큼 그 누구의 편을 들기 어려웠다. 결국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은 당위의 문제라기 보다는 선택의 문제로 치부되어 왔다. 그러나 10만명이라는 인적 조직과 전국적인 물적 시설 및 정보망을 갖춘 경찰입장에서는 독립된 수사권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은 자존심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명실공히 독립적인 수사권을 갖는다는 것은 경찰청장이 취임할 때마다, 경찰 원로들이 모일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염원해 오던 오랜 숙원이었다.

본지는 이번 수사권 조정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면서 이번 타협안이 검찰과 경찰의 위신을 세워주는 동시에 현실을 반영한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일단 이번 합의를 통하여 경찰은 수사개시권이란 소득을 얻었다. 경찰이 수사에 대하여 독자성과 독립성을 갖는다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소득에도 불구하고 경찰 내부에는 실망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한다. 형사소송법의 명문에 경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얻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교통사고사건이 발생하여 직접 사고현장에 출동함으로써 수사가 시작되고, 일반인의 고소·고발 사건을 직접 접수하면서 수사가 이루어지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실제로 얻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민생사건마저도 일일이 검찰에 보고를 하고 지휘를 받아야 했던 것에 비하면 업무의 효율성과 수사의 추진력에 미치는 효력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검찰이 엄청난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정 부분 경찰의 수사 독립성을 인정하게 된 데에는 지속적인 정치권의 압박과 여론의 비난에 양보한 성격이 짙다. 그러나 수사지휘권을 계속 보유하게 된 것은 나름대로 차선의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 동안 경찰의 수사권 독립의 요구가 번번히 좌절된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시기상조론이었다. 아직까지는 일선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를 담당하기에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할 뿐 아니라 도덕적·윤리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물론 경찰은 이러한 주장에 펄쩍 뛸 일이지만, 시기상조론은 항상 검찰의 손을 들어 주어 왔다. 특히 객관적인 시각에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관행을 지켜보아 왔던 변호사 등을 비롯한 법조계의 전반적인 인식이 이를 뒷받침하여 왔다. 따라서 이번 합의안은 기존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유지하려 한다는 비난 속에서 경찰은 수사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시기상조라는 기존의 비판을 불식시키는 노력을 배가하여야 한다. 검찰 역시 경찰이 수사권을 적절히 개시하고 행사하는지를 평가하여 기소권을 가진 상급기관으로서의 본분을 다하여야 한다. 수사권의 행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국민의 인권이다.

                                                    ------ 법률신문 2011.6.23. 게재
                                                                    윤배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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