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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사법부의 권위, 언론과 국가기관이 먼저 존중해야
작성일 2013-10-10 (목) 14:22
출처 법률신문
ㆍ조회: 369  
사법부가 흔들리고 있다. 과거에 사법부가 흔들린다고 하면 흔히 정치세력에 의한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는 사례가 문제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새로운 대중 매체를 통하여, 정치적 신념으로 뭉친 시민단체의 이름으로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화 ‘도가니’로 인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주의가 환기되고 성폭력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 와중에 ‘도가니’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법률로는 피해자와 형사 합의가 이루어지면 관대한 처벌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사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지금은 전직 교수가 자신에게 패소 판결을 내린 재판부의 부장 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테러를 한 사건을 그린 ‘부러진 화살’이란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시종 사법부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어 ‘도가니’ 이상의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석궁을 실제로 발사했는지 여부 자체를 다투고 있다.

또한 영화에 따르면 수사기관이 사건을 과장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가 하면, 재판부는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불충분한 증거를 채택하고 이를 반박하는 피고인의 항변에 아예 귀를 닫아 버린다. 1심 재판부에서 이뤄진 각종 증거조사와 2심 재판부가 왜 그런 판결을 내렸는지에 대한 고민은 영화 속에서 찾아 볼 수 없다. 사법부 전체가 한 통속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십상이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선거법위반 사건 판결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은 “돈을 준 사람보다 받은 사람이 더 엄격히 처벌됐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비난했고, 공소 유지를 담당했던 검찰에서는 ‘화성인 판결’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인터넷이나 SNS 등에는 재판부의 상세한 인적 정보가 공개되어 떠돌고 있다. 급기야, 일부 시민단체의 일원이 재판부의 판사 집에 생계란을 투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제2의 석궁 사태’가 걱정된다.

누구든지 법원의 판결이나 결정에 대하여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선언해야 하는 것이 사법부의 임무이기 때문에 명암이 갈리고 승부가 나는 까닭이다. 그러나 민감한 사안에 대한 판결이 날 때마다 이해 관계가 다른 사람들이나 단체들이 사법부의 판단에 트집을 잡고 재판부를 겁박한다면 정도(正道)가 아니다.

수긍하기 어렵더라도 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법부의 권위를 중심으로 민주주의가 보장되고 성장하는 사회 체제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언론과 국가 기관이 사법부의 권위를 존중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일반 국민들이 사법부를 신뢰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요즘처럼 정보가 전 국민에게 공유되고 전파되는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  윤배경 변호사    법률신문 2012. 1. 3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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